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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권고사직, 그리고 이직..

안녕하세요.

그간 참 글을 못썼었네요 ㅎㅎ

(서비스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면서, 더 바빠지고 게을러졌네요..)

 

오늘은 기술적인 내용보다 요즘 유튜브에서도 많이 뜨고 있는..ㅎㅎ

경기침체, 투자혹한기로 인한 권고사직..

 

제 일이 될 줄은 몰랐는데요 ㅎㅎ

어떻게 제 일이 되어버려 일기처럼 글을 써봅니다.

 


 

지난 환영님 인터뷰 통해서 "자사 서비스를 운영해보고 싶다"라는 갈증과 더불어 이런저런 이유로 22년 06월 이직을 했습니다.

이직한 곳은 스포츠 도메인으로 축구선수의 GPS, IMU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 퍼포먼스 리포팅을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제 직무는 꿈꿔왔던 "DevOps"였습니다.

 

첫 입사 후 저에게 주어진 챌린지는 ISO 27001 보안인증 심사.

Audit 로그부터 자원현행화, 개발/운영 망 분리 목적 Migration 등.. 할 일들이 꽤나 있었지만,

그간 인증심사 관련 업무들을 경험해 봤던 터라 어렵지 않게 통과했습니다.

 

이후에는 장애인지율을 높이기 위한 Alert 설정, Terraform 도입, 비용최적화를 위한 Data migration 등 의 업무도 진행했습니다.

 

개발/운영 망 분리 목적 Migration을 진행하면서, SG도 정리를 좀 진행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휴먼에러가 발생했습니다.

 

ECS Fargate의 경우에는 Network configuration을 바꾸려면, 콘솔에서는 불가능하여 부득이하게 CLI로 진행을 했는데요.

Copy & Paste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노트북 키가 잘못 눌리면서 이전 zsh_history의 커맨드가 잘못 날아갔습니다 ㅎㅎ;;

장애 인지 또한 늦어져서 저녁 먹다 말고 급하게 노트북을 켜서 수습했었네요.

 

이 과정에서 재발방지대책을 위해 End-to-End 통신 테스트 코드를 짜게 됐는데,

코드에 무지했던 저를 위해 코드 설계를 도와주신 백앤드 개발자 분들,

그리고 바쁜 시간 쪼개어 코드리뷰 해주신 백앤드 리더분과 저희 팀장님이자 CTO님..

 

여러 사람의 도움덕에 처음으로 테스트코드를 짜보기도 했습니다 ㅎㅎ

 

짧다면 짧은 시간, 길다면 긴 시간 동안 DevOps는 저 혼자였지만, 여러 개발자분들과 소통하며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낯도 가리고, 스타트업도 처음인지라 분위기가 적응 안 되어 다소 딱딱한(?) 말투가 많이 있었는데요.

그런 부분들을 우리 구성원들이 먼저 다가와주고, 장난치면서 점점 유대감이 형성되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 구성원들은 정말.. 음.. 정말 친한 친구 같았습니다 ㅎㅎ

 

노션에서 팀원들을 관찰한 내용을 낙서장처럼 쓰는 공간. (a.k.a Team Wiki)

 

가끔 이 Team wiki를 볼 때 나를 관찰해준 동료들의 재치를 보고 있자면, 페이지 기록(Log)을 찾아서

범인을 색출해내려고도 했던 것 같네요 ㅋㅋㅋㅋ

 

우리 동료들 덕분에 즐거움을 넘어 행복한 회사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일이 터집니다..ㅎㅎ


2022년 10월 중순경 갑작스러운 전사 타운홀 미팅이 잡혔고, 내용의 결과는 구조조정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SW개발팀에서 2명의 팀원을 떠나보내게 되었고..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남은 사람들이 더 힘내서 빈자리를 어떻게든 티 안 나게 하자는 각오로 열심히 달렸습니다.

 

하지만.. 2022년 12월.. 또 한 번의 구조조정이 닥쳐왔습니다.

이번 구조조정에는 저 또한 역할이 모호해져 구조조정명단에 올라갔고, 퇴사일은 2월 말일로 결정되었습니다.

 

음.. 정말 너무 아쉽더라고요.

아직 우리 팀원들과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고, 또 이걸 해야 한다고 2023년도 목표까지 설정한 터라..

참..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정이 너무 많이 들었더라고요.

 

사실 저는 현 직장을 경험하기 전까지만 해도, '공과 사는 구분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구성원들은 주말에도 퇴근 후에도 슬랙을 통해 맛집공유나 취미, 놀러 간 곳들을 자랑하며 계속해서 소통했는데요.

이 결과,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인지율도 정말 높았고 다들 밤낮, 너 일, 내 일 할 것 없이 달려들어서 처리했습니다.

 

사적인 얘기를 할 때는 정말 가까운 친구 같다가, 일을 하면 다들 프로처럼 변하는 모습이랄까요 ㅎㅎ

그 과정에서 저도 자극을 참 많이 받았고, '바탕에 신뢰가 쌓여있다면 공과 사의 구분이 없는 것이 오히려 생산성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팀원들과의 정이 너무 많이 들었고.. 업무적으로도 참 아쉬웠지만.. 이미 결정된 일.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그저 남는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인수인계를 잘하는 것 그리고, 내 살 길 찾는 것..

 

열심히 이력서를 다시 가꾸어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시장의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저희 회사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경영악화를 겪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중에 저만의 뾰족한 무기가 아직은 없다라고 생각되어 그러한 부분도 개인적으로 걸림돌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여하튼.. 힘든 시기들을 보내던 와중에 2023년 2월.. 긴 여정 끝에 이직을 성공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과정에서 CTO님과 팀원분들이 여기저기 추천도 해주시고, 참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하단 말씀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드리고 싶습니다.

 

참 마음고생 심했던 2023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꼭 우리 팀원들과 다시 한번 일해보고 싶다란 생각을 가슴 깊이 묻고..

새로운 환경으로 또 다른 도전을 하러 갑니다.

 

모두들 화이팅 입니다.

 

p.s 지금은 형, 동생이 된 직장동료의 제주도 한달살이에 급 놀러 와서 블로그를 씁니다 ㅎㅎ